[인터뷰] 서울대 '시국선언문 작성자' 원종진

노정금 / 기사승인 : 2012-01-02 10: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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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사건’은 민주주의의 탄압 "우리는 침묵할 수 없었다"


▲ 서울대학교 시국선언문 작성자 원종진 ▶사진 조해진 기자
[일요주간=노정금 기자]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디도스 사건'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0.26 재 보궐선거에서 자행된 일련의 선거 방해 공작들이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서울대학교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의 연석회의를 통해 '시국선언문'을 거행했다.


서울대 단과대학 학생회측은 지난 12월 26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서명운동과 신문광고를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방학기간을 감안해 이 사건을 문제제기 한 이하결 학생을 비롯해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이 학교 동아리 ‘와플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서명 사이트(http://snudeclare.com/)를 통해 학생들의 서명과 모금을 진행 중에 있다.


<일요주간>은 지난 12월 28일 서울대 학생들이 발표한 시국선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처음 ‘시국선언문’을 작성한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3학년에 귀 기울여 보았다. 원종진 학생을 만나 시국선언을 하게 된 동기 등에 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종진 군은 처음 시국선언문을 쓰게 된 배경이 “학교 'snulife(스누라이프)'라는 커뮤니티가 있는데 처음에 디도스 관련해 일반학생들의 글이 올라왔다” 며 “처음에 제기한 사람이 공과대학 화학생물대학공학부 일반학우 이하결씨 였는데 글을 보고 공감해 참여하게 됐다”고 참여 동기를 말했다.


올해 총학생회가 무산된 상황에서 이하결씨는 단과대 의장에게 ‘시국선언’을 제안했다. 이에 공감을 했던 원종진(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3학년)씨는 디도스 사건을 규명하는 시국선언문 전문(全文)을 작성했다.

문: 어떻게 시국선언문을 작성하게 된 동기가 궁굼합니다.
답: 이하결씨 글을 보고 공감을 했습니다. 이하결씨와 연락을 취하고 연석회의에 같이 참여하게 되면서 제가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디도스 관련해 규탄을 하는 것으로 시작을 했는데 여러 가지 내용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의견이 갈리기도 했지만 ‘디도스 공격사건에 대해 정치적 이념이나 견해를 떠나서 민주주의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대해 이것을 규탄해야 되지 않는가’ 하는 부분에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이점을 가장 고려했습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이 사건에 대해 규탄하는 방향으로 선언문 쓰게 됐습니다. 수정본을 커뮤니티에 올려 학생들 의견을 반영해 완성본이 작성된 것 입니다.

문: 시국선언문을 작성할 때 어떠한 의제들이 나왔습니까.
답: 중대한 사안들이 나왔습니다. FTA 예산안, FTA 날치기 통과, 4대강 사업, BBK 정봉주 사건, 남,북 관계 등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의견이 갈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안들이 중요하지 않아서 제외한 것이 아니라 정당이나 정치단체는 이념을 같이하는 집단이지만 서울대학교 학교는 다양한 정치적 의견들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 디도스 관련해서만 싣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민주주의 최소의 가치를 짓밟은 것이기에 이것에 관해 성명을 내게 된 것입니다.

문: 이하결씨는 언제 연석회의에 참여하게 됐습니까.
답: 도움을 청한 시기가 12월16일, 연석회의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문: 모금은 왜 하는 거죠.
답: 모금은 신문광고를 할 것입니다. 서울대에서 서명운동을 했고 시국선언을 했다는 것을 반영하기 위해서입니다. 모금은 사이트(http://snudeclare.com/)에 계좌를 적어놓았습니다. 실시간으로 1만 원, 5만 원, 5,000원.. 조금씩 들어옵니다.
1월9일 신문광고를 할 것입니다.

문: ‘시국선언서’와 신문광고.. 과연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답: ‘엎어보자’ 이러건 아니고 선언문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는 ‘침묵하지 말자’ 입니다. 디도스 사건이 단독범행으로 나오고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들이 나옵니다. ‘우리학생들은 침묵하지 말자’입니다. 우리가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릴 것 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신문광고도 하는 것입니다.

문: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하는데 학생들 반응은 어떠합니까?
답: 학생들의 반응이 다양하지만 호응을 많이 해주는 편입니다.

문: 계절학기 기간인데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하는데 참여도가 떨어지진 않습니까?
답: 그래서 온라인 서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학교 '와플스튜디오' 동아리에서 온라인 서명과 온라인상으로 하는 것을 이쪽에서 모두 개발, 관리하고 있습니다.

문: 서명운동은 언제까지 할 예정입니까?
답: 1월7일부터 8일까지 할 예정입니다. 신문광고가 나가기 전에 끝낼 예정이다.

문: 시국선언문만 발표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없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답: 이번 시국선언문은 저희가 정식발표가 아니라 1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식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도 논의가 되었습니다. ‘만약에 우리 목표대로 안 되고 보좌관 단독범행으로 확정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요. 그래서 선언문 마지막 대목이 ‘지난 1960년 3월 15일의 선거 부정이 정권의 퇴진..’, ‘4월 19일의 국민적 분노는 다시금 거리를 뒤덮을 것이고..’라는 내용이 있는 것이다.

수사를 잘못하고 있다는 말이 많지만 사법부가 하고 있는 일이기에 일단 결론이 나올 때 까지 지켜 볼 것입니다. 만약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을 때. 그때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서울대학교 ‘시국선언문’을 시작으로 고려대학교에서도 29일 청계광장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를 마땅히 수호해야 할 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며 외쳤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젊음이들의 반향이 현 시국이 시정돼야 된다는 메시지로 남을 것이다.


한편 12월29일 현재 서울대학교 ‘시국선언문’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2,753명이다. 이 가운데 768명은 익명으로 1,985명이 실명으로 서명에 참여했으며 모금액은 13,351,536원이 모였다.


▲서울대학교 원종진 학생이 단과대학 학생회장들과 회의 끝에 작성한 '시국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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