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실내&무도(武道) 아시아경기대회가 이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프레대회(Test Event)의 성격을 갖고 있는 2013 인천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주최하여, 2년 주기로 열렸던 실내아시안게임과 무술아시안게임을 4년 주기의 종합대회로 통합하여 새롭게 출범한 대회이다.
45개 OCA 회원국에서 선수단 임원 심판 등 약 4,4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는 바둑뿐 아니라 체스, 볼링, 당구, 댄스스포츠, 킥복싱 등 12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은 지난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바둑에 걸려있는 3개의 금메달을 모두 독차지 하며 세계 바둑계를 놀라게 했던 그 감격을 다시 재현하기 위해 선수들을 규합해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홍열 9단(감독) 박승철 7단(코치)을 중심으로, 남자대표인 나 현 3단, 강승민, 이동훈, 변상일 2단과 여자대표인 최정 3단, 오정아 2단, 김채영, 오유진 초단이 주기적으로 모여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포석 및 전략을 연구하고, 호흡이 중요한 혼성페어에서 최고의 조합을 찾기 위해 여러 조합을 시험, 비교 분석하여 환상의 호흡을 찾아내기 위한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은 1993년 이후 출생한 젊은 프로기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최강의 전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들 모두 정상급 기사들에 버금가는 탄탄한 실력의 소유자들이다. 특히 여자 대표인 최정 3단 같은 경우에는 이미 국내외 대회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에서 이미 수차례 우승을 기록하며 최강 그룹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대표팀 선발은 무엇보다도 앞으로 한국 바둑계의 중심에서 활약한 기대주들에게 큰 대회 경험을 통해 성장의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한 의미가 가장 크다고 느껴진다.
이번 대회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대체적으로 나이가 어린 기사들 위주로 팀을 구성하며 차세대 에이스를 대거 출전 시켰다. 금메달 획득 여부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을 이끌어갈 바둑계의 주역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한국과 치열하게 금메달을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은 탄샤오(檀嘯) 7단 탕웨이싱(唐韦星) 5단 미위팅(羋昱廷)․롄샤오(連笑) 4단이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에 출전하며 위즈잉(於之莹) 2단 가오싱(高星)․장페이페이(張佩佩)․왕솽(王爽) 초단이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다. 일본은 히라타 도모야(平田智也) 3단 모토키 가츠야(本木克弥) 2단 사다 아쓰시(佐田篤史) 초단이 남자 개인전 및 단체전에 출전하며, 오쿠다 아야(奧田あや) 3단, 후지사와 리나(藤澤里菜) 초단이 여자 개인전에 출전하지만 여자 단체전은 불참한다.
대만 같은 경우는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우승한 바 있는 저우쥔쉰(周俊勳) 9단을 중심으로 천스위엔(陳詩淵), 린즈한(林至涵) 9단이 여자는 헤이자자(黑嘉嘉) 6단, 장정핑(張正平) 3단, 쑤성팡(蘇聖芳) 2단 등 자국 내 최강의 기사가 대거 출전하며 반드시 금메달을 차지하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묻어난다.
바둑 종목은 남자 개인전과 혼성 페어전이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남녀 단체전은 7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각국에서 2명씩이 출전하는 남자 개인전과 혼성 페어전의 제한시간은 각 30분에 초읽기 30초 3회며, 3명의 주전 선수와 1명의 후보 선수가 출전하는 남녀단체전은 제한시간 각 1시간에 초읽기 30초 3회가 주어진다.
대회 장소는 인천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종합관이며 바둑 종목에는 총 11개국이 출전한다. 바둑은 남자 개인전과, 혼성 페어전, 남자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까지 모두 4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집중분석
제9기 한국물가정보배 본선 C조 1회전
<김지석 9단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인가?>
흑: 박정환 9단 백: 김지석 9단
결과: 171수 흑 불계승
제9기 한국 물가정보배 본선 C조 1회전에서 현 한국 랭킹 2위와 3위인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두 기사는 입단 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함께 성장해왔고, 이제는 랭킹 1위 이세돌 9단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들이다. 두 기사는 라이벌 이지만 한편으로는 천적 관계로 불린다. 두 기사의 상대전적을 살펴보면 박정환 9단이 본 대국을 포함해 10승 3패로 월등히 앞서있다.
천적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적은 심리적 위축이다. 아무래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꾸 지면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 대국에서도 김지석 9단의 위축된 마음을 유추할 수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바둑은 초반부터 두 기사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복잡한 전투가 이어졌다.
1도는 전투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흑 1은 박정환 9단이 백 가로 건너 붙이는 수를 선수로 보강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백 2가 언뜻 봐서는 이해가 안 된다. 어이없는 실수 같아 보이지만 실수는 아니다. 중앙 사활 관계상 좌변을 포기한 것. 백 2로 2도 백 1로 잡아두는 것은 흑 2의 차단이 성립한다.
백 5로 중앙을 빵따냄해서 정리하면 흑 6으로 지켜서 하 중앙 백돌이 전멸한다. 계속해서 백 7로 끊어가는 것은 흑 8, 10으로 단수와 흑 나로 축으로 잡는 것이 맞보기가 되는 형태. 수순 중 백 5로 3도 백 1로 차단하는 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흑 2, 4로 패가 나는 형태.
하지만 박정환 9단이 좌상귀 백 △를 잡자는 팻감이 많아 김지석 9단이 이 변화를 선택할 수 없었다. 다시 실전진행을 살펴보자. 4도 흑 1을 받을 수 없던 김지석 9단은 백 2로 변화를 구한다.
흑 3에 백 4로 중앙을 두텁게 정리하며 중앙 백 대마를 살린다. 좌상귀를 선수로 처리한 박정환 9단은 흑 9로 끼움수로 하변 백 다섯 점을 잡으며 압도적인 우세를 확립한다.
이대로 가면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 이때 김지석 9단이 묘수를 발견한다. 5도 백 1을 선수교환하고 백 3, 5로 차단하는 것이 묘수. 6도 흑 1, 3으로 단순하게 받는 것은 백 4, 6으로 흑이 걸리는 형태이다. 7도 흑 1은 궁여지책. 백 4로 차단할 때 흑 5로 응수타진 한다. 여기서 백 6으로 받는 것은 당연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수가 패착이 됐다. 실전은 흑 7의 건너붙이는 수가 통렬해서 우변 흑 돌이 살아가는 형태이다.
백 6으로는 8도 백 1로 두어서 공배를 채워서 받으면 우변 흑 돌을 잡을 수 있었다. 사실 우변 흑 돌을 잡아도 여전히 박정환 9단이 유리한 형세. 그래도 이렇게 된다면 추격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평소에 정확하고 완벽한 수읽기를 자랑하는 김지석 9단이 별로 어려운 수도 아닌데 왜 못 본 것일까? 아마도 형세를 너무 비관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느 순간 승부를 포기해 버린 것이다. 상대가 천적으로 불리는 박정환 이기 때문에 김지석 9단이 보다 쉽게 승부를 포기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가정보배 본선은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이다.
더블일리미네이션은 4명 단위로 한 조를 이뤄 각 조별 1, 2위만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승
자는 승자끼리 대국하고 패자는 패자끼리 대국해서 2승을 하는 사람은 조 1위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 2패는 무조건 탈락하게 되는 방식이다.
결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한 박정환 9단은 이영구 9단과 C조 1위를 다투게 됐고, 김지석 9단은 홍성지 9단과 대국을 통해 부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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