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 유럽축구 판도 바꿀까

이희원 / 기사승인 : 2013-06-03 10: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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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부] 獨 분데스리가의 대약진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세계 축구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세계 최강리그라는 잉글랜드의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 주춤하는 사이 독일 축구 분데스리가가 재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세계축구최강팀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 리그에서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이 빅이어(Big Ear: 챔피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유구한 축구역사의 부활을 알리더니 이번 주말,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인 DFB포칼컵 결승,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바이에른이 승리(3-2)를 거두며 트레블 달성(리가, 컵 대회, 챔스 3개 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가히 ‘세계최강’이라는 말을 팀 이름 앞에 붙여도 무색할 바이에른은 한때 유럽 최고의 리그였던 분데스리가의 상승세에 정점을 찍으며 세계 축구의 중심이 이제 독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반증했다. 바이에른의 하인케스 감독이 물러나고 차기 시즌의 지휘봉을 쥔 자는 바로 바르셀로나를 최강팀으로 이끌었던 호셉 과르디올라(42)감독이다. 스페인 리그 최강팀을 만들어낸 그가 바이에른의 독주를 과연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직까지 챔스 우승으로 트레블 달성에 성공한 바이에른의 독주에도 불구하고 UEFA 리그 랭킹 3위인 독일 분데스리가가 과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를 압도할 수 있을지 세계 축구의 관심이 바이에른이 속한 분데스리가로 집중되고 있다.


유럽축구는 지금 세대교체 중

독일 현지는 지금 바이에른의 트레블 달성으로 그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바이에른은 지난 시즌 3개 대회(리가, 컵, 챔스)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무르며 아쉬운 경기를 이어왔고 특히 당시 경기를 살펴보면 분데스리가 경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더블을 허용했고 챔스 결승, 첼시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바이에른은 이후 독일 최고의 명문 타이틀 구축을 위해 이번 시즌 대어들을 영입하는 등 새로운 전술 구가까지 극진한 노력을 펼쳤다. 결과 이번 시즌 리가에서 무려 ‘29승 4무 1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리가에서 단 한 번의 패배로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대단하다. 바이에른의 우승으로 분데스리가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바로 유럽 축구 No.1.

이번 바이에른의 트레블 달성기를 한번 살펴보자. 앞에도 언급했듯 바이에른의 트레블 달성은 독일 분데스리가 사상 처음이며 유럽리그 통틀어 7번째다. 챔스와 마지막 컵 대회에서 그들이 보여준 위력은 대단했다. 타 리그처럼 특정 선수 혹은 스타급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스타급 선수라는 바르샤의 리오넬 메시(25)와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에 의존한 두 팀은 올해 챔스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렇다고 바이에른이 유명한 선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각편대로 불리는 마리오 고메즈(27), 토마스 뮐러(23)와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28), 여기에 해결사 ‘로베리’라는 애칭까지 얻은 아르옌 로벤(29)과 프랭크 리베리(30)의 스쿼드는 최고의 에이스 하나만 꼽을 수 없지만 에이스보다 더 강력한 강점을 지닌 팀이다.

특히 이들은 그 동안 스페인과 잉글랜드 리그 아성에 밀려 최정상급 기력에도 불구하고 과소평가 받아왔다. 결국 이번 시즌 그 빛을 발한 것이다. 현대 축구에서 스타급 선수로 팀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제대로 보여준 예이다. 최고의 조직력, 여기에 날카로운 패스 플레이, 실로 엮어 놓은 듯한 협력 수비 강화 등 은 ‘바이에른’만의 축구 리듬을 펼쳐 승리를 이끌어냈다.

새로운 사령탑 호셉 과르디올라

과르디올라가 누구인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강팀인 바르샤(FC바르셀로나)의 황금시대를 이끈 주역이다. 2011-2012시즌을 끝으로 바르샤 사령탑을 내려놓은 그는 1년 여간의 휴식기를 보내고 ‘바이에른 뮌헨’행을 결정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는 물론 다수의 빅클럽의 러브콜을 제치고 선택한 바이에른행을 놓고 바르샤식 바이에른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누구든 자신의 이동할 선택지를 찾을 때 도전 정신만으로 포지션을 선택하진 않는다. 안정적인 커리어 역시 중요한 문제다. 그가 바이에른행을 선택할 당시만해도 ‘우승컵’에 목말라 있던 시기였다. 특히 마지막 결승전에서 패배하며 갈증을 채우지 못한 채 준우승에 머물렀던 바이에른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백전노장인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자신의 은퇴 직전 최고의 커리어를 만들어내겠다는 강한 의지였을까. 바이에른은 목말라있던 챔스에서 우승을 거뒀고 리그는 물론 컵 대회까지 휩쓸며 명실상부 최강팀임을 입증했다.

이렇듯 그가 이뤄낸 놀라운 성과로 과르디올라 감독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미 ‘트레블 달성’에 성공한 팀으로 이적해 그가 할 수 있는 베스트는 새로운 우승이 목표가 아닌 현상 유지로 목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의 축구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올 시즌 바이에른은 일명 독일판 바르셀로나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의 독주를 막을 팀이 없다는 분석을 정확히 끼워맞출 수 있는 감독이 또 과르디올라다. 바이에른은 ‘삼각편대’라 불리는 화려한 선수 포진은 물론 ‘로베리’로 불리는 최강 라인은 사실상 바르샤를 제외하고는 과르디올라의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단어)’식 축구를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과르디올라의 ‘티키타카’식 축구는 짧은 플레이로 패싱 플레이를 하는 스타일로 긴 드리블과 롱 볼 위주의 플레이가 아닌 짧은 패스로 이동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소모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볼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이다.

이는 상대방이 이들의 패스를 커팅하기 위해 많은 움직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대팀에 체력적인 소모를 높여 발 빠른 공격은 물론 상대팀의 기력을 빼낼 수 있는 ‘과르디올라’의 장기로 불린다.

이런 전술을 위해서는 정확한 패스는 물론 유용한 볼 컨트롤은 물론 선수들 간 호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유기적인 호흡이 없다면 전술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바이에른이 독일판 바르샤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공격적인 압박과 안정적인 볼 점유율로 무장한 팀이라는 것.

무려 63.7%의 볼 점유율로 전 유럽 축구 클럽 가운데 바르샤(69%)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패스 성공율 역시 바르샤(89.5%)와 비슷한 수치(87.4%)를 기록했다. 또한 이번 유스케프 감독의 4-2-3-1 전술은 과르디올라의 4-3-3 전술과는 내용면에서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물론 최전방에 False9 즉, True 9의 행세를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미를 가진 해당 전술은 공격진의 최전방, 상대 골키퍼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서는 포지션을 말하는데 이는 과르디올라의 스트라이커로 활용되기도 하며 타켓맨으로 나오기도 한다. 유스케프 감독은 정통적인 전술을 구가하기 때문에 정통 센터 포워드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는 점, 이를 제외하면 두 전술 상 차이점은 많지 않다.

결국 팀의 사령탑이 변경됐을 때 전술의 큰 변화는 물로 선수들 간 유기적인 호흡에서 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의 색깔을 바이에른에 씌우는 일이 남았다. 비록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팀이라지만 부담스러운 도전에 직면한 그에게 기대감이 생기는 건, 아마도 그가 젊지만 ‘명장’이라는 명성을 걸어도 부족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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