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와 아저씨의 일곱 번째 맞대결

백대현 프로 8단 / 기사승인 : 2013-07-02 0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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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사 백대현의 바둑읽기, 그 열세번째 이야기
▲ 지지옥션배 예선 전경

[일요주간= 백대현 프로8단] 아가씨와 아저씨의 ‘반상성대결’로 바둑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제7기 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 최강전이 6월 25일 개막했다.

여류 최강 그룹과 시니어 최강 그룹의 맞대결이 펼쳐졌던 지난 6번의 대회는 3-3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1기에는 여류팀이 승리를 거두었지만, 시니어팀이 2기와 3기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전세를 역전 시켰다.

그러나 4기 대회에서 다시 여류팀의 반격으로 2-2 동률이 되었고, 5기에서 다시 시니어팀이 우승하며 한발 앞서 나갔다. 하지만 6기 대회에서 여류팀이 곧바로 따라붙으며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 본선 시드는 랭킹을 기준으로 시니어팀은 조훈현, 유창혁, 서봉수 9단이 차지했고, 여류팀은 박지은 9단, 최정 3단, 김혜민 6단이 시드를 받았다.

제7기 지지옥션배 예선에는 만 45세 이상(1968년 이전)의 남성 시니어 기사 60명이, 또한 여류 기사 39명이 출전해 각각 8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승부를 벌였다.

치열한 접전 끝에 본선에 진출한 주인공은 다음과 같다. 여류팀은 윤지희, 김신영, 박소현, 권효진, 김혜림, 현미진, 김수진, 김나현까지 8명. 시니어팀은 서능욱, 김일환, 박영찬, 김종수, 최규병, 정대상, 이관철, 김동엽까지 8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각 팀별로 11명의 선수가 확정됐고, 이제는 후원사 추천 시드 한 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여류 최강 그룹과 시니어 최강그룹의 팽팽한 줄다리기
각 팀의 자존심을 건 반상의 대결 기대모아

이번 대회 최대의 변수는 시니어팀 조훈현 9단과 서봉수 9단이 어떤 활약 펼칠지 여부이다. 조훈현 9단과 서봉수 9단은 올해로 만 60세를 맞았다. 아직 여타 대회를 통해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세월의 무게가 있어 속기 바둑에서는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사실이다.

여류팀은 전기 대회 우승을 결정지었던 팀의 막내 최정(17) 3단과 최근 입단에 성공한 김신영 초단이 어떤 성적을 보여줄지 여부가 팀 분위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3의 팽팽한 균형이 불가피하게 깨지는 상황에서 각 팀의 자존심을 건 반상의 성대결은 어느 덧 성큼 다가온 여름의 무더위를 잊게 해줄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제7기 지지옥션배 본선은 7월 8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시작되며 본선 전 대국은 바둑 TV를 통해 중계 된다. 한편 앞서 펼쳐진 제7기 여류 대 시니어 아마 연승대항전에서는 시니어팀이 종합전적 9-7로 승리 거두며 1,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준우승은 300만원. 4기부터 시작된 아마대항전은 4기 시니어 우승, 5기와 6기 여류 우승, 다시 7기 시니어 우승으로 2-2로 프로대회 같이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인 (주)지지옥션이 후원하고 (재)한국기원과 (주)바둑TV가 공동주최하는 지지옥션배는 만 45세 이상의 남성과 여성(연령제한 없음) 프로기사가 각각 12명씩 팀을 이뤄 연승전 방식으로 대결을 펼치며, 제7기 지지옥션배 여류대 시니어 연승대항전의 우승상금은 7,000만원, 3연승한 선수에게는 200만원의 연승상금이 주어진다.

이후 1승당 100만원의 추가 연승상금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0분에 초읽기 40초 3회의 속기 대회이다.


집중분석

제9회 춘란배 결승 2국
흑: 천야오예 9단 백: 이세돌 9단
결과: 172수 끝 백불계승

제9회 춘란배 결승전에서 천야오예 9단이 종합전적 2:1로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세돌 9단이 최근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부진한 성적을 보여 준 것도 결승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지만, 천야오예 9단이 이번 결승 무대에서 보여준 내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결승 2국 승부처 상황에서 이세돌 9단의 흔들기를 막아낸 절호의 응수타진은 검토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지금부터 문제의 장면을 함께 집중 조명 해보자.

1도가 장면도이다. 현재 바둑은 천야오예 9단이 약간 두터운 형세이다. 흔들기의 대가로 불리는 이세돌 9단은 1도 백 1로 붙여가며 변화를 시도한다.

좌변 흑 진영을 무너뜨리며 실리로 앞서 나가겠다는 의도. 흑 2는 중앙에 중점을 둔 대응이다. 이어지는 백 3, 5가 강력한 수법. 2도 흑1, 3으로 백 한 점을 잡아두는 것은 백의 주문이다.

계속해서 백 4의 붙임이 통렬. 흑 5로 반발하는 것은 백 6에 다음 응수가 없다. 이에 천야오예 9단은 3도 흑 1로 호구 치며 한 박자 늦추어 받는다.

이세돌 9단은 여세를 몰아 백 2로 계속해서 진격, 이때 흑 3과 백 4를 교환하고 흑 5의 붙이는 수가 천야오예 9단의 준비된 묘수이다. 응수타진인데 주변 배석 관계상 백의 대응이 만만치 않다.

4도는 실전진행. 이세돌 9단은 고민 끝에 백 1, 3으로 물러났고, 천야오예 9단은 흑 4, 6의 절묘한 행마로 흑 10까지 좌상귀 백 진영을 파괴하며 이세돌 9단의 흔들기를 무력화 시켰다.

그렇다면 이세돌 9단이 실전과 같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다른 대응을 떠올리면 5도 백 1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백 2로 늘어서 뒷맛이 나쁜 형태. 계속해서 흑 12까지 수가 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수순 중 6도 백 1로 받아주는 것은 어떨까?

이 역시 흑 4, 6으로 진행해 전도와 거의 흡사한 형태이다. 7도 백 1로 늘어두는 것은 자체로 활용 당한 형태. 흑 2, 백 3을 교환하고, 흑 4로 짚어 가는 것이 좋은 행마다.

계속해서 흑 6, 8로 움직여 나와 후속 공격이 없다. 좌상 모양 자체로만 놓고보면 8도 백 1로 가만히 서 두는 것이 가장 강력한 대응. 하지만 지금 형태에서는 무리다.

흑 2, 4를 교환하고, 흑 6으로 차단하면 백이 곤란한 모습. 백 7은 불가피한데 흑 8로 움직여 나와 계속해서 잡으러 가면 흑 14까지 오히려 백돌이 잡히는 형태가 된다.

천야오예 9단이 상대에게 분위기를 넘겨 줄 수 있는 어려운 순간에 보여준 절묘한 응수타진은 그의 강한 내공을 느끼게 한다. 이 대국은 결과적으로 이세돌 9단이 끊임없는 흔들기로 결국 역전승을 거두었지만, 결과를 떠나 좋은 내용의 바둑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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