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앙상블 그리고 달콤한 베토벤의 향연”

배한성 예술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3-07-08 05: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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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 피아니스트 김선정·첼리스트 크리스토프 스트라드너와 협연

▲ 스페인 엘체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정과 첼리스트 크리스토프 스트라드너와 협연에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예술통신

[일요주간=배한성 예술 칼럼니스트] 시원스런 야자수가 온도시의 푸른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평화로운 도시 엘체에서 지난 4월 19일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이 피아니스트 김선정, 첼리스트 크리스토프 스트라드너(ChristophStradner)와 함께 EminGuvenYaslicam이 지휘하는 OrquestaSinfonica Ciudad de Elche와 호흡을 맞춰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C장조, Op.56>을 협연했다.

베토벤의 삼중협주곡은 그가 가장 완숙기에 있을 때인 30대중반인 1805년에 쓰인 곡으로 형식적인 면에서 베토벤이 추구한 기존의 곡들과 다른 혁신적인 작품이면서 동시에 아름답고 느긋한 선율이 매력적이어서 연주자들과 청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거기에 첼로까지 더해진 ‘합주협주곡’형식은 바로크시대에 크게 유행했던 것으로 베토벤이 과거로 회귀하는 복고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작곡한 이곡이 왠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곳, 엘체와 매우 잘 어울리는 듯해서 그날의 연주가 더 기대되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의 협연이 있던 그날 저녁, 일찍부터 연주홀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3명의 연주자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은 각자의 기교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깊은 낭만성이 객석에 전해질 수 있는 작품이기에 한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각기 다른곳의 연주자들이 모여 어떠한 음악을 노래할지 모두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과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르자 우렁찬 환영의 박수가 쏟아지고, 곧 큰 기대가 느껴지는 긴장감 넘치는 침묵이 이어졌다.

관객들의 박수에 환한 미소를 지은 최윤정을 비롯한 세연주자는 차분하게 눈빛을 교환하며 서로에게 힘을 북돋우며 무대를 준비했다.

아름답게 연주되는 오케스트라의 전주에 이어 달콤한 설렘을 주는 조심스럽고 경쾌한 소리로 첼로 연주가 시작되고, 이에 바이올린, 피아노선율이 더해져 이내 풍성해진 음악이 연주홀을 가득 메웠다.

특히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은 섬세하게 노래하며 다른 독주악기,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자연스럽게 주제를 주고받으며 음악을 이끌었다.

세 독주악기가 하나로 뭉쳐 서로의 소리에 또 다른 색을 덧입히며 화음을 완성해 나갔고,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어우러지며 그들의 소리는 화려하고 아름답게 장식되어 갔다.

설렘임이 있는 화려한 1악장이 끝나고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되어 슬픔에 젖은 듯 애잔한 첼로의 독주연주로 2악장이 시작되었다.

피아노의 섬세한 아르페지오선상에서 최윤정의 바이올린 선율이 첼로와 대화하듯 주제를 주고받으며 노래하자 객석의 관중들은 점점 더 그 아름다운 음악에 심취하였다.

3개의 악기가 노래를 주고받으며 마치 음악의 아름다움을 서로가 이야기하듯이 연주하는 낭만, 완벽한 균형을 통한 팽팽한 긴장감이 주는 설렘과 환희를 마음껏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한 기운이 온 객석에서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이어진 3악장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은 경쾌한 리듬을 잘 표현해내며 즐거운 행복을 선사함과 동시에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열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숨막히는 40여분의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일부는 “Brava!”를 외치며 기립박수로 화답하였다. 낯선곳의 무대에서도 모두와 어우러지며 자신감있게 당당한 연주를 들려준 그녀의 무대가 끝난 것이 아쉽기만 했다.

멋진 연주에 감사를 표하는 사람들에게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은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인사를 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한 그녀에게 청중들의 이러한 축하인사와 환호만큼 큰 선물이 또 있을까 생각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은 선화예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매네스음대에서 석사학위후 국내에서활동하다가 다시 도미하여 메릴랜드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재학중 원전연주에도 관심을 기울여 바로크와 모던바이올린으로 같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에서는 워싱턴 바하콘서트, 바하신포니아 등에서 연주하였으며 캐나다 타펠뮤직의전액 장학금으로 프랑스 상뜨에서 열리는 19세기원전 연주페스티발에 참여하고 악장으로 발탁되어 벨기에 라디오에 방송되었다.

또한 한미장학재단의 장학생으로도 선발되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정부의 아시아와 소수민족을 위한 행사에 초청되어 독주하였다.

스미소니안 박물관의 아티스트디렉터인 Kenneth Slowik과 연주하였으며 케네디센터, 스트라스모어홀, 체코스메타나홀등 미국의 유수의 홀에서와 한국에서도 예술의전당콘서트홀, 세종문화회관, 금호아트홀 등에서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 코리아필하모니, 체코올로무츠 필하모니와 협연하였고 다양한 실내악연주와 다수의 리사이틀을 연주하였다.

또한 앙상블라퐁뗀을 창단하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지원으로 싱가포르 에스플라네이드에서 연주하였으며 초기 바로크 음악부터 고전, 낭만, 20세기 음악까지 고증된 연주법을 적용해 다양한 음색과 더불어 폭넓은 음악적 발전을 이루어가고 있다.

매해 여름 독일,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에서 다양한 음악페스티발과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해연주하고 있으며 또한 페다고지에도 관심을 기울여 초보자를 위한 DVD를 번역하였다.

콘서트월드, MBC문화방송, 코리아나 챔버뮤직 소사이어티의 여름캠프의 강사와 메릴랜드 주립대 조교와 유태인 음악학교(Jewish Community School of Music, Rockville, MD)강사, 목포시향 객원 악장 등을 역임 하였다.

국내에서는 홍종화, 김수연을, 국외에서는 Sachiko Gawriloff, Rosa Fain, Sherley Givens, Gerald Fischbach, Arnold Steinhardt와 Alxelrod Quartet, Guarneri Quartet에게 실내악을, 김진, Kenneth Slowik, Marilyn McDonald에게 바로크음악을 배웠다.

현재숙명여대, 연세대대학원, 총신대, 선화예중고에 출강하고 있으며 코리아나 챔버뮤직 소사이어티와 앙상블 라퐁뗀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예술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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