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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시작을 알리는 마이크 소리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사람들이 저마다 박스상자나 신문지 등을 깔고 자리에 앉았다. 추운 날씨 탓인지 규모는 500여명 안팎, 오히려 경찰의 수가 많아 보일 지경이었다.
촛불대회 참가자들의 연령은 다양했다. 열 살 남짓이나 될까 싶은 초등학생부터 손을 맞잡고 나온 연인과 부부, 대학생들과 눈썹까지 하얗게 세어버린 어르신들까지 제각기 촛불 한 개씩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집회는 국민들이 주체인 만큼 자유발언이 주를 이뤘다. 무대 위로 나선 국민들은 학생이거나 혹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지역당원이거나 공무원 노조인이거나 어느 단체의 대표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이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말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에 대한 ‘종북신부’ 논란이었다.
이들은 “듣지 않는 박근혜에게 박창신 신부가 대신 말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여기저기에서 “옳소!”라는 맞장구가 터져 나왔다. “국정원을 해체하라!”, “특검을 수용하라!”, “박근혜가 책임져라!”라는 공식 구호를 외칠 때는 ‘박근혜 하야하라’고 적힌 빨간 피켓과 촛불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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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노래공연에서는 민주화운동 시절 거리를 가득 채웠던 ‘상록수’와 ‘솔아솔아푸르른솔아’ 등이 참가자들의 귓가를 적셨다. 입을 모아 따라 부르는 이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타임머신을 타고 1987년으로 돌아간 듯 한 모습이었다.
마이크를 잡고 단상에 오른 한국청년연대 윤희숙 대표는 어느덧 22회를 맞은 촛불대회를 회상하는 듯 “여름부터 들었던 촛불을 겨울까지 들고 있다”면서 “(여름에만 해도)우리가 이럴 줄 아셨습니까?”라고 탄식했다.
윤 대표는 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국론 분열’에 대해서도 “민주주의에서 다양한 목소리는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국론분열의 당사자가 누구인가”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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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뒤쪽에 세워진 통합진보당 버스 바로 앞에는 ‘종북촛불 OUT’ 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건 보수단체의 집회도 눈에 띄었다.
다양한 목소리가 어울리는 대한민국 서울의 모습이었다. 한편 청계천은 평화롭고 여유롭고 잠잠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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