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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15일,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와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님 모임 등이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규탄 및 철회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newsis) |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배달플랫폼 업계가 다단계 하청 구조를 통해 노동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이 같은 구조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이하 라이더유니온지부)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별관에서 긴급 집담회를 열고 ‘다단계 하청화와 민주노총 노조의 하청 가담’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집담회에서는 하청 구조의 실태를 고발하는 실명 발표와 함께 하청사와 관련된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한 제보가 현장에서 공개됐다. 또한 배달플랫폼 하청화의 해외 사례 분석과 함께 향후 노동조합의 대응 전략도 논의됐다.
이날 라이더유니온지부는 “배민 등 배달플랫폼이 하청사를 통해 산재 등 모든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라이더들의 노동조건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청사들은 원청이 제시한 콜 수락률과 목표 물량을 맞추기 위해 라이더를 과도하게 통제하고 악천후에도 출근을 강요하는 등 인권 침해 수준의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라이더유니온지부는 하청 확대의 일환으로 민주노총 소속 배달플랫폼노조 홍창의 위원장이 직접 배민 하청사를 설립·운영해 온 정황이 있다고 폭로했다. 홍 위원장은 지난 4월 24일 관련 언론보도 직후 본인의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폐업했고, 현재 해당 하청사는 같은 노조의 총무국장이 운영 중이다.
라이더유니온지부는 이 사태에 대해 “사용자의 지위를 가진 노조 간부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실상 고용조건을 제시하고 노조 가입을 요구한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규율위원회에 징계요구서를, 고용노동부에는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편 라이더유니온지부가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민 등 배달플랫폼의 하청 구조 아래에서는 운임 단가가 1300원까지 떨어졌고 출금 시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고리대금 수준의 불법 대출 사례도 다수 보고됐다. 일부 하청사는 친분 여부에 따라 이자율을 5~20%까지 차등 적용하고 대출 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라이더들은 사실상 사채 구조에 갇혀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일부 하청사는 급여를 정기적으로 지급하지 않고 라이더가 출금을 요청할 때마다 ‘출금 수수료’까지 따로 떼어가며 이중삼중의 착취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한 부산 지역 하청사는 콜 수락률을 통제하지 않는 대신 콜당 수수료를 300원만 지급하고 출금 시 건당 300원에 총금액의 1.1%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더유니온지부는 “하청 구조를 활용한 라이더 착취는 이제 구조적인 범죄에 가까우며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이 구조에 가담했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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