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익 박사, ESG는 중소기업의 생존전략. . .“죽은 행성에선 사업도 없다”

김성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10-02 09: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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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규제 본격화 시대, 민간 주도 대응 모델 제시
- "2030년 순환경제 시장 5,940조원…선점이 기회"
▲ 글로벌비즈니스컨설팅협회(GBCA) 서재익 박사 초청 강의(사진=글로벌비즈니스컨설팅협회)

 

[일요주간=김성환 기자] 사단법인 글로벌비즈니스컨설팅협회(GBCA)는 2일 서울 서초구 KOTRA IKP에서 서재익 박사(한양경제 경제연구원장)을 초청해 ‘ESG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서 박사는 강연 서두에서 북극해 빙하 위에서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가 연주하는 영상과 호주 산불 참상 영상을 소개하며, “기후위기는 더 이상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이자 기업 생존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브라우어의 말을 인용해 “죽은 행성에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며 기후위기와 기업경영의 불가분 관계를 짚었다.

실제로 기후변화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연구한 윌리엄 노드하우스 예일대 교수가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서 박사는 “경제학계는 이미 ‘기후경제 시대’를 선언했다”며 “기업들도 이 거대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강연에서는 글로벌 ESG 규제 현황도 소개됐다. ▲EU의 기업지속가능성공시지침(CSRD)은 2024년부터 약 5만 개 기업에 적용되며, 위반 시 최대 매출의 5%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2026년부터 철강·알루미늄 등 수입품의 탄소 배출량에 따른 인증서 구매를 의무화한다. ▲미국은 2025년부터 증권거래위원회(SEC) 기후정보 공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독일은 공급망실사법(LkSG)으로 인권·환경 실사를 의무화하며 위반 시 매출의 2% 과징금과 공공조달 제한을 규정했다. 

 

▲ ESG 투자 경제학의 창시자 서재익 박사(사진=글로벌비즈니스컨설팅협회)


서 박사는 “해외 바이어들이 이미 납품 조건으로 공급망 ESG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며 “MZ세대 소비자 역시 ESG 기업 제품이라면 비싸도 구매하겠다는 비율이 64.5%에 달한다”고 시장 변화를 전했다. 실제로 글로벌 ESG 펀드 규모는 2024년 1분기 3조 달러로 회복했고, 기후 관련 펀드는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MSCI World ESG Index는 일반 지수보다 7.9%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업 사례도 주목을 끌었다. 유니레버는 지속가능성 브랜드가 일반 브랜드보다 69% 빠르게 성장했고, 파타고니아는 재생 소재 중심의 경영으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해 연 10% 이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서 박사는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사들이 ESG 평가를 투자 기준으로 삼으면서, ESG는 단순한 이미지 전략이 아니라 자본조달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의 하이라이트는 ‘K-ESG Economic and Investment Model’ 제안이었다. 서 박사는 “선형경제에서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재생·재활용 소재 기업 투자 △자원 회수 및 재활용 펀드 △수리·재판매 기업 육성 △공유 플랫폼 투자 △서비스형 제품(PaaS) 전환 지원 등 5대 축을 제시했다. 그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순환경제 잠재가치가 4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이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비즈니스컨설팅협회(GBCA) 서재익 박사 초청 강의(사진=글로벌비즈니스컨설팅협회)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이번 세미나가 기업 경영 전략을 넘어 “삶의 가치와 책임을 돌아보게 했다”(오지영 GBCA 수석부이사장), “중소기업 ESG 경쟁력을 높이는 실질적 가이드가 될 것”(송혜주 GBCA 사무국장)이라고 평가했다.

GBCA는 2024년 KOTRA·KMA 민간자격 ‘글로벌비즈니스컨설턴트 1급’ 보유 전문가들이 설립한 단체로,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시장조사·바이어 발굴·수출 전략 컨설팅을 제공한다. 협회 관계자는 “자유무역이 흔들리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시대에 중소기업 ESG 역량을 키우는 것이 곧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서 박사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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