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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
[일요주간 = 엄지영 기자]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를 예방하는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배터리 셀에서 발화가 발생할 경우 소화 약제를 자동으로 분사해 화재를 즉시 진압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인접 셀로 열이 전이되는 것을 막아 열폭주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첨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단순히 내열 소재를 활용해 열폭주를 지연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열폭주 자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배터리 시스템을 설계했다. 유럽, 중국, 인도 등 주요 국가에서는 배터리 셀 발화 이후 열폭주를 최소 5분 이상 지연시키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열전이 자체를 방지하기 위한 법규 강화를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셀 단위 소화 기능을 갖춘 현대모비스의 배터리 시스템(BSA)은 글로벌 시장에서 차세대 안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BSA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소화 장치, 배터리 케이스 등 하드웨어와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로직으로 구성돼 있다.
BMS는 센서로부터 수집한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의 온도, 전압, 시스템 내부 압력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감지한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약제를 분사할 위치를 설정하고 소화 장치에 작동 명령을 내린다.
소프트웨어는 배터리 시스템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변화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고신뢰성 판단 로직에는 다중 안전장치와 이중화된 알고리즘 구조가 적용돼 안정성을 높였다.
배터리 시스템 내부에는 일반 가정용 소화기 용량(약 3.3kg)의 5배에 달하는 소화 약제가 탑재됐다. 이 약제는 냉각 효과와 절연성, 침투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환경과 인체에도 무해한 물질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기술 개발 과정에서 배터리 케이스와 소화 장치 등을 포함해 총 3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특히 소화 약제를 전달하기 위한 배관 설계와 고압 분사 기술 등이 주요 특허 내용이다.
박용준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연구실 상무는 “최근 대형 전기차 출시로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배터리 시스템의 안전 기준도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기준을 뛰어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형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에도 배터리 과열을 방지하는 신소재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신소재는 ‘진동형 히트파이프’로 불리며, 알루미늄 합금과 냉매로 구성돼 있다. 배터리 셀 사이에 배치해 급속 충전 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분산·방출해 배터리 시스템 내부 온도를 낮추는 기술로, 향후 급속 충전 시에도 안정적인 열 관리 시스템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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