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듄스영종골프클럽 ‘서류조작’·서울지방항공청 ‘직무태만’에 구멍뚫린 항공 안전 [국감 PICK]

김성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10-25 17: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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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에서 인천공항 활주로에 인접해 있어 야간조명이 조종사 시야 방해하는 것으로 드러나
최인호 의원 “사실상 국토부의 직무태만에 따른 특혜로 볼 수 있어...서류조작 골프장 50억 추가매출”
▲최인호 의원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사진=최인호 의원실 제공)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항공기의 안전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공항 주변 골프장의 위법한 행동이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나 관리감독 기관인 행정 당국이 국정가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이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 위치한 골프장이 제출한 조작된 서류를 기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허가해줘 업체가 50억 원 상당의 추가매출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항공청은 인천공항 3·4번 활주로 하단에 위치한 오렌지듄스영종골프클럽(이하 영종오렌지)이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2021 년 5월 20일 골프장의 야간조명 사용을 허용했다.

2021년 1~2월 영종오렌지는 야간 영업 허가를 받기 위해 조종사들을 상대로 ‘골프장 야간 조명의 이착륙 방해여부’를 설문조사 했고 조종사 129명 중 126명이 문제없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서울항공청에 제출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골프장 측이 제출한 서류는 조작된 것이었다. 설문에 참여했다는 조종사 129명 중 14명 (10.9%)은 신원미상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88명(68.2%)은 설문조사를 위해 골프장이 야간조명을 켜놨던 시간대에 인천공항에 이착륙한 적이 없는 조종사들이었다.

 

▲ 오렌지듄스영종골프클럽 홈페이지 갈무리.


또 감사원에서 별도 확인한 50명의 조종사 중 29명(58%)은 설문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답변해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조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서울항공청의 야간 조명 허용 이전에 이미 제기됐었다. 2021년 4월 서울항공청은 6개 국적 항공사 회의에서 나온 ‘골프장 측의 설문조사가 야간 조명이 있는 3·4활주로 방향으로 착륙 접근한 경험에 대한 조사도 아니고 모든 야간조명이 켜진 상태에서 설문한 조사도 아니다’는 지적에도 명단이 익명처리된 설문지를 그대로 반영해 다음달인 5월 야간 조명을 허가했다.

서울항공청이 허가한 골프장 야간조명 점등은 안전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국토부 비행점검센터를 통해 검사해본 결과 골프장 야간조명이 항공기 조종사에게 눈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장의 야간 조명은 조종사의 사물인지도를 최대 81.7%까지 저하시켰다. 2008년 호주에서는 공항 주변의 밝은 조명으로 활주로 15m 상공에서 비행기 2 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다.

최인호 의원은 “서울항공청이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허가를 내준 탓에 골프장은 2021년 6월부터 감사원이 감사를 진행한 2022년 9월까지 야간 운영을 통해 50억 원 상당의 추가매출을 올렸다”며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올해 6월부터 야간 운영이 중단된 상태지만 허가시점부터 약 2년 간 50억 원 이상의 특혜성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서울항공청의 직무태만으로 특정 업체가 막대한 이득을 부당하게 취한 것”이라며 “국토부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점검하고 부당 이득을 취득한 업체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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