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계약 당시 자필 기재 의무·투자 위험 등 설명 의무 이행했다" 해명"
"투자 건물 10~19%만 나사 직원들이 쓰고 있는 상태...2028년 재계약 여부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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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뉴스 캡쳐. |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57조 원에 달했다. 하지만 세계 부동산 시장 열기가 가라앉으며 최근 해외 부동산 펀드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 규모가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제1금융권(은행)에서 판매한 해외 펀드들이 줄줄이 천문학적인 손실을 내면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채 금융권에 보상을 요구하며 집단 소송 등에 나서고 있다. 이 중 일부는 펀드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잃고 극단적인 선택을하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잇따르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6일 JTBC는 신한은행의 부동산 펀드 가입 고객 서명 위조 의혹을 보도하면서 2017년 신한은행이 투자자 김 모 씨에게 판매한 해외 부동산펀드의 실태를 고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은행 측은 투자자 김 모 씨에게 해외 부동산 펀드 상품을 판매하면서 건물에 해외 국가기관(NASA)이 세 들어 있어 안전하다고 설득하며 펀드 가입을 유도했다. 그런데 펀드 계약서 곳곳에 고객 서명 위조 정황이 드러나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본격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투자자들에게서 모은 자금을 해외의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금융 상품이다.
해당 매체는 “신한은행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가 입주한 건물에 투자하는 거라 ‘100% 안전하다’며 상품을 판매해 왔다”며 “신한은행이 고객 서명을 위조하면서까지 가입자를 모집해 온 정황이 드러나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업가 김 씨는 2017년 신한은행 자산관리 센터에서 50억 원짜리 해외 부동산 펀드에 가입했다. 김 씨는 해외 국가기관이 세 들어 있어 무조건 안전하다는 은행 직원 설득이 펀드에 가입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인터뷰서 밝혔다.
해당 매체는 “때마다 금리를 웃도는 배당을 주고 5년 후 건물의 증권을 팔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상품인데 당시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두 펀드만 500억 원이 훌쩍 넘는다”며 “하지만 2년 전부턴 부동산 침체로 건물 가치도 급락하면서 배당은 10분의 1 토막 났고 아예 끊긴 적도 있다. 김 씨는 사실상 투자금 전액을 잃을 처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김 씨의 경우 펀드 계약서 곳곳에 적힌 다른 사람의 글씨와 서명이 발견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0%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단 항목에도 누군가 대리 서명했다. 실제 해당 글씨를 필적 감정해 보니 모두 김 씨의 필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JTBC는 “신한은행은 ‘계약 당시 자필 기재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 투자 위험 등 설명 의무를 이행했다’고 해명했다”고 전하며, 하지만 금감원은 최근 신한은행에 소명을 요구하는 등 본격 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매체는 또 “신한은행이 100% 안전한 부동산이라고 했다는 건물에는 미국 나사(NASA) 직원들이 쓰는 공간은 일부(10~19%)에 불과했으며 신한은행이 펀드를 팔 때 이런 점을 제대로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했는지 의문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나사 직원들이 2028년 재계약할지 미지수인데다 원래 나사펀드 만기는 2022년 3월이라서 수익 배분이 끝났어야 한다. 건물을 사겠단 사람이 없어 만기가 5년 더 연장됐다. 7년 새 건물 가치는 반토막 났고 5년 후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현지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SPC가 중심이다. 나사펀드를 판매한 법인이 투자금과 현지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으로 해당 건물에 투자하는 구조인데 나사펀드는 2600억 원, 유럽의회 펀드는 1400억 원을 현지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로 상업 부동산이 침체하면서 건물 가치마저 급락했고 현지 대출을 먼저 갚다 보면 투자자에게 돌려줄 몫은 사실상 없는 셈인데 신한은행이 김 씨에게 판매한 펀드 상품 설명서 어디에도 이런 경고는 단 한 줄도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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