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AI·반도체로 그룹 투자방향의 성공적 시프트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결실
글로벌 빅테크 협력 통해 APAC AI 허브로 자리매김..지역 발전·AI 3대 강국 실현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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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울산 전시 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SK-AWS 울산 AI DC 건립 계약 체결식'에 참여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우측). (사진=SK 제공) |
[일요주간 = 엄지영 기자] SK그룹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제4의 퀀텀 점프’에 본격 착수했다. 1953년 섬유산업에서 출발해 에너지(1980년), 통신(1994년), 반도체(2012년) 분야에서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온 SK는 이번에는 AI를 핵심 축으로 삼아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
SK그룹은 지난 20일 울산 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협약식을 통해 아마존웹서비스(AWS), 울산광역시와 함께 '울산 AI 데이터센터(AI DC)' 건립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AI 전용 시설로 2027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SK 측은 해당 프로젝트가 7만 8000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AI DC 구축은 SK가 2023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밝힌 '가까운 미래(AI·반도체)' 중심의 투자 방향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진 첫 사례다. 그간 SK는 선택과 집중 전략 하에 중복사업 구조조정, 우량자산 확보,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해 그룹 체질을 근본적으로 재편해왔다. 지난해에는 오는 2030년까지 AI 및 반도체 분야에 약 8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하며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이번 울산 AI DC에는 SK그룹의 전사적 역량이 총동원된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맡고 AI 반도체 공급은 SK하이닉스가 담당한다. 여기에 SK가스, SK멀티유틸리티 등 에너지 계열사들도 냉각·전력 설비 구축에 참여해 그룹 내 유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한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집약된 형태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인 AWS가 파트너로 함께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AWS는 SK그룹의 AI 역량과 안정적 인프라 구축 능력을 높이 평가해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거점으로 울산을 낙점했다. 양 측은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 건설, 네트워크 운영, 반도체 공급망, 에너지 인프라 등 전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AI의 전략적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SK AI Summit'과 연말 CEO 세미나에서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곧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며 "반도체,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과 서비스까지 아우를 수 있는 SK의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AI DC는 산업도시 울산의 제조업 혁신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등 AI 기반 산업 솔루션을 확산시켜 울산 지역의 산업 체질을 개선하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지역 기업 유치는 물론 산학연 협력, AI 전문 인력 양성 등 다방면의 부가 효과도 기대된다.
나아가 SK는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AI 혁신 거점을 확장하고 AI 에이전트, 로보틱스, 제조 AI, 에너지, 바이오 등 그룹 계열사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AI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이 달려 있다"며 "AI와 사업 모델이 밀접한 IT 영역뿐 아니라 전기·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해 외연을 확장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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