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회장, 무급 실습 항해사에서 글로벌 기업 오너로 성공하기까지 모든 경험 집결된 신간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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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사진=newsis) |
[일요주간 = 조무정 기자] 여기, 파도의 부름에 응답해 평생을 항해해 온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1935년 가난한 어촌에서 태어난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남들과 다른 길을 꿈꿨다. 서울대 대신 수산대라는 비포장도로를 택한 그는, 목숨을 담보로 원양어선에 오른 무급 실습 항해사 시절부터 삶의 첫 번째 파도를 맞이했다.
바다 위에서의 생활은 매일이 전투였다. 어느 날은 태풍으로 배가 요동쳤고, 또 다른 날은 무더위 속 과로와 싸워야 했다. 목숨이 위협받는 순간마다 그는 자신에게 묻곤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자신 있게 답했다. “구질구질하지 않게,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갈 것.” 이 결심은 이후 사업 현장에서도 그를 굳건히 지탱하는 삶의 나침반이 되었다.
◇ 김재철 회장의 도전, 수산물 가공으로 뿌리 다지고 2차전지 소재 부품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
30대 초반, 그는 수산업에 뛰어들어 동원그룹의 뿌리를 다졌다. 그러나 김 회장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수산물 가공, 물류 컨테이너 터미널, 축산, 가정 간편식에 더해 2차전지 소재 부품까지, 그의 포트폴리오는 날로 다채로워졌다.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라는 철학 아래, 매번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어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갔다. 포장재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금융업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를 굳건한 시장 강자로 키워낸 비결이다.
하지만 진정한 도전은 늘 새로운 길에 서는 것이었다. 그는 똑같은 승리는 추구하지 않았다. 대신 매번 다른 파도를 찾아 그 위에 올라탔다. 어느 해, 어획량 감소로 위기를 맞은 원양어업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물류와 가공 산업으로 눈을 돌렸고, 이후 세상이 주목한 친환경 포장재 시장에서 혁신을 꾀했다. 한국투자증권을 설립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비전통적 금융 시장에 발을 들여, 젊은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투자 상품과 디지털 금융 서비스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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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사진=(주)문학동네 제공) |
◇ “수많은 실패와 재도전의 연속, 글로벌 경쟁력 높이는 전략적 발판”
그의 삶은 수많은 실패와 재도전의 연속이기도 했다. 40대에 시작한 축산업 진출은 초기의 수익성 문제로 고전했지만, 내부 시스템 개선과 품질 관리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50대에는 물류 터미널 사업에서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시장의 의심을 샀지만, 결국 동원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발판이 되었다.
이 모든 경험이 집결된 신간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은 자서전도, 전형적인 성공 공식서도 아니다. 김 회장이 직접 만난 젊은이들의 질문과 고민에 대한 답변이자, “가슴 뛰는 도전”의 메시지를 전하는 인물 탐구형 기사다. 특히 ‘적게 일하고 많이 벌기를’ 꿈꾸는 요즘 청년들과, ‘열심히 일하는 것은 바보 같다’고 여기는 직장인들에게 이 책은 따끔한 일침이자 용기의 원천이 될 것이다.
“돌아보면 내 삶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실행하고 탐구하고 실행하다 보니, 도전이 도전을 낳고 습관이 됐다.” 김 회장은 이렇게 자신을 돌아본다. 90세가 넘은 지금도 그는 여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바다를 향해 항로를 그린다. 그가 남긴 도전과 응전의 기록은 우리 모두에게 “파도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파도에 맞서는 것뿐”이라는 진리를 가슴 깊이 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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